“미사일 지침 완전 해제, 환영할 만한 일···전시작전권 전환과도 연동될 것”
“‘미중 패권싸움’ 프레임 해석은 편협···바이든 행정부 의사소통 보다 원활할 듯”
42년. 우리나라가 ‘미사일 주권’을 되찾는 데 걸린 시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후 (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 이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한국은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개정 미사일지침 종료를 발표하고, 양 정상은 이러한 결정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로 한국은 미사일의 사거리·탄두중량 제한으로부터 완전한 자유를 얻게 됐다. 이에 국내 미사일·우주 개발 분야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여성경제신문이 24일 육군대령 출신의 안보전문가 강우철 통일안보전략연구소장에게 미사일 종료 지침이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분야에서 갖는 의의를 물었다. 다음은 강 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이 미사일 지침 완전 해제에 합의하며 우리나라가 ‘미사일 주권’을 회복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어떤 성과를 거뒀나.
“1979년 ‘한미 미사일 양해 각서’가 체결되면서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미사일 기술 개발에 제한을 받게 됐다. 한미 미사일 양해각서 지침은 그동안 4차례 정도 개정됐다. 지난해 미사일 탄두중량이 제한이 풀렸고, 사거리 제한은 500㎞에서 800㎞로 상승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사거리 제한 800㎞도 해제되면서 실질적으로 미사일 지침은 폐기됐다. 군사적 의미로는 (미사일 지침 해제는) 대한민국의 주권 회복을 비롯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주한미군사령관이 보유한 한반도 유사시 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리) 전환과 연동돼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사일 지침이 완전 해제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를 통해 향후 미사일·항공우주 분야 개발에도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우리나라 항공우주 분야는 미사일 지침으로 개발의 제한을 받아 왔다. 하지만 (지침의 완전 종료로) 앞으로는 미래 항공우주 분야의 상당한 성과를 낼 수 있는 시기가 됐다. 국방 측면에서는 향후 제한 없이 (독자적으로) 미사일을 개발, 배치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비닉무기) ‘현무-4’와 ‘K-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 중이었다. 이미 (미사일 개발에)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거리 제한이 없어짐으로써 해당 분야의 과학 인력들이 이전보다 집중해서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와 첫 한미정상회담에서 미사일 지침은 이전의 개정을 통한 완화 조치를 넘어서 완전히 폐지가 됐다. 이를 통해 엿볼 수 있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는.
“바이든 행정부가 기존 톱다운(top down) 방식이 아닌 바텀업(bottom-up) 방식을 택했다는 데서 전향적이다. 아직 실질적인 대북정책이 밝혀지지 않아 구체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다. 다만 제재를 비롯한 전반적인 대북정책에서 우리나라 정부와 바이든 행정부가 ‘함께 간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본다. (대북정책 관련) 의사소통은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
―미국의 이번 미사일 지침 종료 결정에 대해서는 대중 정책의 일환이라는 관측이 크다. 우리나라 사정권 제한이 풀려 우리나라 미사일 사정권 안에 중국이 포함됐고, 이를 통해 미국이 더욱 효과적으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종료 지침이 주는) 안보적 메시지는 우리나라가 실질적으로 쿼드(Quad,미·일·호주·인도 안보협의체)에 참여하진 않으나 그곳에 ‘함께하고 있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에 이번 미국의 전향적 지침 해제를 두고 ‘중국의 견제’라는 이슈는 지속적으로 언급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미사일 주권은 (우리나라가) 진작 가져왔어야 할 사안이다. 우리나라의 현실적인 안보 측면을 고려해 미국을 지속적으로 설득해 회복했어야 하는 문제였다. (미사일 주권 회복을 위해) 우리나라는 이전부터 미국과 계속 협상해 오지 않았나. 이번 미사일 지침 종료를 ‘미국 패권싸움’이라는 틀 안에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미사일 지침을 해제했다는 건 전체적으로 빈약한 해석이라는 측면이 있다.”
―향후 우리나라의 안보 흐름은 어떨까.
“결론은 ‘한반도 비핵화’다. 안보 문제는 범국가적으로 대응을 더욱 철저히 해 나가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여야 구분 없이, 나아가 국민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정치·외교·제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결론적으로는 한반도 비핵화가 되지 않는다면 한반도의 평화를 보장하기 어렵다. 이에 궁극적으로는 모든 역량을 한반도 비핵화에 집중해야 한다.”
출처 : 여성경제신문(http://www.womaneconomy.kr)
참고(출처) : http://www.womaneconomy.kr/news/articleView.html?idxno=103531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사일 주권을 되찾은 것 처럼, 한반도 비핵화도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