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관리·헬스케어·주식투자, 마이데이터 빅뱅이 온다

데이터 경제시대 본격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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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통신요금과 공과금을 한 번도 빠짐 없이 내고 있고, 2금융권에서 대출받은 금액을 성실히 상환하고 있는데, 나는 왜 은행에서 대출을 못 받을까?

적잖은 사회초년생이나 주부, 2금융권 대출을 이용한 분들의 고민이다. 지금까지는 경제활동을 수년간 하지 않았거나, 2금융권 대출을 이용하던 소비자에게는 제1금융권 대출에 제약이 있었다. 제아무리 착실하게 대출금을 갚고 통신비를 성실히 납부했어도, 소비자가 이런 실적을 유리하게 활용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무한경쟁 앞당기는 데이터 혁신

내 데이터 내 뜻대로 관리·활용

인터넷·모바일 이을 제3세대 채널

데이터 보안이 사업 성공의 관건

 

올해 19데이터 3(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에 이어, 하반기에는 마이데이터 사업자 인허가 신청이 이뤄진다.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에도 마이데이터(MyData)’ 빅뱅이 시작된다. 마이데이터의 본질은 말 그대로 나의 데이터를 스스로 통제하고 활용한다는 의미다. 개인은 금융·통신·유통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의 데이터에 접근하고, 능동적으로 활용해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가장 먼저 변화할 영역은 금융권이다. 다양한 개인 데이터를 종합해 최적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계층 역시 포용할 기회가 생긴다. 소비자가 각종 경제활동을 잘하고 있다는 증빙을 제공해 개인 신용평가 결과에 대응할 수 있다. 고객 동의하에 데이터 보유 기업과 협업하면서 기존에 소외돼 있던 금융 사각지대의 소비자가 제도권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른바 포용적 금융(Inclusive Finance)’이 실현될 수 있다.

금융 외 통신·기업 데이터를 융합한 혁신적 서비스도 출시될 수 있다. 올해 4월부터 금융위원회와 9개 공공기관이 보유한 양질의 4400만 건 데이터가 오픈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통해 외부에 개방된다. 금융회사와 핀테크 기업, 통신사 등 데이터 수요자와 공급자가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는 데이터 거래소도 지난달 11일부터 시범 운영되고 있다. 이를 통해 보험과 차량 운행 정보가 결합해 더 정교한 자동차 보험 가격 산출이 가능하다. 소셜 데이터와 고객 투자 성향을 토대로 투자상품과 보험을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진화도 본격화한다.

 

앞서가는 미국·영국·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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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과 같은 테크 자이언트 기업은 개인과 기업을 둘러싼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글로벌 시가총액 10대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개인 금융데이터를 모아 종합 재무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 민트(Mint) 같은 사업자도 부상하고 있다. 영국의 디지미(Digi.me)와 덴마크의 코펜하겐 데이터 거래소(CDE)의 혁신도 주목된다.

2009년 영국에서 설립된 디지미는 데이터 수집부터 저장·공유에 이르는 전 과정을 개인의 선택에 맡기는 개인정보 저장소(Personal Data Store)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소비자가 디지미에 가입하면, SNS·엔터테인먼트·통신·에너지·금융·건강정보 등 광범위한 데이터를 다운로드 받아 구글 드라이브 등 자신의 계정에 보관할 수 있다. 소비자는 디지미 안에서 소셜미디어 분석, 재무관리, 질병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 디지미는 소비자 신뢰에 기반을 둔 플랫폼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기업 및 개발자는 고품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덴마크 CDE는 도시 내 공공·기업·개인과 관련된 통신·주차·금융 등 광범위한 데이터 거래 플랫폼을 지향하며 2016년 출범했다. CDE는 금전적 보상을 통해 거래 플랫폼 내에서 데이터 활용을 시도한 선도적인 사례다. 동시에 CDE가 겪었던 시행착오에서도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즉 데이터 유통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데이터 비즈니스 모델 및 활용사례 제시, 안전성, 유통 절차와 기준 마련, 데이터 가격 산정 등에 대해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고 시장 참가자가 합의해야 한다. 또한 데이터 수요자와 공급자 상호 간의 이익이 고려돼야 한다.

 

 

소비자와 만나는 채널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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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시대가 열리면서 소비자는 데이터 주권을 찾게 되고, 기업은 고객 접점을 넓히게 됐다. 이에 따른 가장 큰 효익은 고객이 데이터 주인으로서 본인에게 좋은 혜택을 주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 역시 실질적으로 고객에 이익을 줄 수 있어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적인 상품개발을 지속하며 살아남을 수 있다.

그렇다면 마이데이터 시대에 고객이 얻을 이익을 고려하면서, 데이터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기업의 해법은 무엇일까? 첫째, 데이터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가 우선시돼야 한다. 소비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불신이 선결되지 않으면, 마이데이터 사업이 활성화되기 어렵다. 보안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인프라와 실질적 대응 체계를 수립해 마이데이터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둘째, 고객을 바라보는 시각과 관점을 바꾸고 고객 접점을 재정의해야 한다. 기존 기업의 오프라인 영업점 중심의 채널은 온라인·모바일 채널로 전환되는 것을 넘어, 3자를 통한 채널로 이전되고 있다. 따라서 플랫폼 및 마이데이터 사업자뿐만 아니라 외부 데이터 생태계 등 제3자를 통한 고객 접점이 더욱 중요해지게 된다.

셋째, 데이터 공유 및 활용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고객의 동의가 필수적인 만큼, 차별적 상품과 서비스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금융산업에서는 전통적인 금융사 외에도 다양한 핀테크 기업이 진출해 산업 내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투자상품과 보험을 결합한 연금관리, 헬스케어 연계 서비스, 공급망 금융 등을 통해 고객의 흥미를 유발하고 본원적인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기존 오프라인 채널이 단순한 상품 권유가 아닌 고객 데이터 및 보유 상품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전문적인 상담과 추천을 하는 역할로의 탈바꿈이 필요하게 된다.

마이데이터 사업의 본격화는 소비자와 만나는 채널의 확장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금융사의 경우 1세대 채널이 오프라인 지점이나 재무설계사였다면, 2세대 채널은 자사에 한정된 인터넷·모바일 뱅킹 채널이었다. 마이데이터는 자사를 넘어서 고객이 보유한 전체 상품과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최적의 상품을 추천하는 ‘3세대 채널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국내 핀테크 기업 토스·뱅크샐러드 등이 3세대 채널 초기의 모습을 지녔는데, 마이데이터로 인해 이런 3세대 채널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친구 신용까지 활용하는 텐센트 위뱅크의 데이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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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시대가 본격 개막되면 금융과 비금융 데이터의 융합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가운데 고객과 기업 모두 윈 윈할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 융합 역량을 바탕으로 고성장하며, 고객에게도 혜택을 제공한 사례로는 중국 텐센트 산하 인터넷전문은행 위뱅크를 들 수 있다.

위뱅크는 출범 후 4년여의 짧은 기간 동안 급성장했다. 중국 내 약 11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메신저인 위챗을 활용해 기존 금융권에서 다루지 못하는 신용대출에 집중한 것이 빠른 성장의 배경이다. 2016년 약 6조원이던 기업가치는 2019년 약 25조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그 원동력이 데이터 활용 역량이었다.

위뱅크는 기존 금융기관과 차별화된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중금리 신용대출 시장을 공략했다. 위챗 고객은 손쉽게 위뱅크 대출을 신청할 수 있으며, 7~18% 수준의 금리로 약 8만원에서 5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위챗 친구 리스트의 평균적인 신용 수준, 차단 이력 데이터를 추가로 활용해 고객의 신용을 평가한다. 이를 통해 금융소외 계층 고객을 유치하는 동시에, 중국 민간은행 평균 부실비율이 1%가 넘지만 위뱅크는 약 0.6% 수준의 우수한 부실비율을 기록했다.

위뱅크는 철저하게 데이터 기반의 고객접근과 의사결정을 한다. 일례로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을 고객 친화적이며 직관적으로 구성하기 위해 고객 반응, 이탈률 등의 데이터를 분석해 의사결정에 활용한다. 또 위뱅크는 테크핀 자원(TechFin Resources)과 데이터 활용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친다. 모기업 텐센트의 우수한 기술을 활용하고, 위뱅크 직원의 57% 이상을 기술 전문가로 구성했다는 차별점을 지닌다.

참고(출처) : https://news.joins.com/article/2379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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