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년만에 빗장풀린 용산기지… “한국 속 뉴저지”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CLP0000395001a1.bmp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80pixel, 세로 510pixel
21일 개방된 용산기지 미군장교숙소 5단지

서울 용산국립중앙박물관을 지나자 높게 솟은 시멘트벽이 시야를 가렸다. 강원도에서나 흔히 볼법한 군부대 경계벽을 따라 약 15분 가량을 걷고나니 작은 위병소가 나왔다. 체온측정과 간단한 문진표 작성을 마친 후 들어선 미군장교숙소 5단지는 기존의 서울과는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푸릇한 잔디 밭이 펼쳐진 평지 사이사이에 높은 빌딩 숲 대신 2층짜리 건물들이 나지막하게 스카이라인을 형성하고 있었다. 20일 용산공원부지 첫 국민개방 행사에 앞서 기자단을 대상으로 진행된 사전개방행사에서 해설을 맡은 유홍준 용산공원추진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은 “이곳은 한국이 아니라 마치 뉴저지 주택단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20일 용산공원부지 첫 국민개방 행사에 앞서 기자단을 대상으로 진행된 사전개방행사에서 해설을 맡은 유홍준 용산공원추진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은 “이곳은 한국이 아니라 마치 뉴저지 주택단지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의 평택이전으로 국가공원 조성이 추진되고 있는 용산기지는 116년동안 한국인의 자유로운 출입을 허락치 않은 금단의 땅이다.

1904년 일본이 러일전쟁을 기점으로 용산 일대를 조선주차군사령부(朝鮮駐箚軍司令部)의 주둔지로 사용한 이후 일반인 출입이 금지됐다. 해방 이후에는 주한미군이 사용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2005년 정부의 국가공원화 결정 이후에도 용산기지는 군사시설이라는 한계로 지금까지 국민들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유홍준 용산공원추진위원회 민간공동위원장이 20일 국민개방이 결정된 용산기지 미군장교숙소 5단지에서 공간의 의미와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정부는 용산공원 조성 전에 국민들이 자유롭게 드나들며 미래의 용산공원의 모습을 함께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약 5만㎡ 부지의 미군장교숙소 5단지를 먼저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개방행사를 시작으로 다음달 1일부터는 누구나 방문이 가능하다. 장교숙소 5단지는 1986년에 이미 반환받았지만 LH가 미국장교 임대주택을 건설한 후 2019년까지 임대 운영해 왔다.

정부는 부지 부분개방을 위해 전체 18개 동으로 이뤄진 장교숙소 5단지의 외형은 미군들이 사용할 때 그대로 보존했다. 대신 미군들이 쓰던 집과 탁아소 등 5개 동을 전시공간과 오픈하우스, 자료실, 토론공간, 카페 등으로 리모델링했다. 부지와 건물활용을 두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역사의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고 느끼고 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창출했다.

유 위원장은 “미군장교숙소 5단지는 미군이 직접 사용하던 공간이다 보니 그대로 살고 싶다는 느낌이 든다”며 “그래서 전시공간으로 활용하지 말고 분양하자는 말도 농담처럼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은 13개동을 어떻게 활용할지 구상중인데 유스호스텔로 만들어서 여행객들이 이용하도록 하거나 청소년 시설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가장 그럴듯하다”고 덧붙였다.

참고(출처) : 김민우, 116년만에 빗장풀린 용산기지... “한국 속 뉴저지”, 머니투데이, 2020-07-21 16:30:00

댓글 남기기

댓글 1

회원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