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어뢰·미사일…호르무즈 가는 왕건함의 3대 위협

한국 해군의 왕건함(4400t급)이 파병 임무에 나서는 호르무즈해협은 수심이 낮고 내륙과 인접한 좁은 바다로 공중과 바다 모두에서 위협에 노출돼 있다. 이 같은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청해부대의 왕건함이 막아야 할 3대 위협은 어뢰·미사일·드론이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예비역 해군 대령)은 21일 “잠수함 공격에 대비하는 능력과 함께 육지에서 튀어나오는 미사일 공격 등을 회피·방어하는 능력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예멘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에 드론 공격을 가해 심대한 피해를 줬다. 호르무즈해협은 미사일은 물론 드론의 공격 범위에 포함된다. 여기에 수중에서 다가오는 잠수함은 보이지 않는 위협이다. 일부 중동 국가들은 북한에서 수출한 가디르급 소형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다. 가디르급은 2010년 천안함을 어뢰로 공격한 북한 연어급 잠수정의 수출형 모델이다. 크기가 작아 작전 범위는 좁지만, 소음이 작아 탐지하기 어렵고 수심이 낮은 해협에서도 작전이 가능해 청해부대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청해부대, 호르무즈 해협으로 파견 지역 확대. 그래픽=신재민 기자

이에 따라 군 당국은 파병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다양한 대응책을 준비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해 아덴만으로 강감찬함을 파병할 때부터 수중·공중 위협에 대비해 탐지 능력과 대응 능력을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잠수함 탐지 센서와 어뢰를 보강하고 공중 위협에 대응하는 미사일과 근접방호 체계를 강화했다는 얘기다. 지난해 7월 강감찬함은 청해부대 파병을 앞두고 드론 대응 훈련을 하기도 했다. 해군 관계자는 “해외로 나가는 함정은 임무에 따른 성격과 위협에 따라 무장 능력을 달리한다”며 “위협이 낮을 때는 군수 물자를 더 많이 싣고, 위협이 높은 지역에서는 미사일과 같은 무장을 더 많이 탑재한다”고 설명했다. 함정이 견딜 수 있는 최대 무게 범위 안에서 융통성 있게 조절한다는 의미다.

호르무즈해협 파병, 청해부대 경계 대상3. 그래픽=신재민 기자

청해부대 임무는 왕건함과 같은 한국형 구축함(DDH-Ⅱ급)이 6개월씩 돌아가면서 맡는다. 평소 승조원 규모 200명보다 많은 장병 300명이 탑승한다. 검문검색 대원 및 함정 경비 임무를 지원하는 해병대, 항공파견대 등이 추가됐다. 왕건함은 함정 길이 150m, 폭 17.4m, 깊이 7.3m 크기에 최대 속력은 시속 29노트(54㎞)까지 낸다. 127㎜ 함포와 함대함 순항미사일 ‘해성’, 대잠 유도무기 ‘홍상어’도 탑재해 강력한 공격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SM-Ⅱ 대공미사일도 탑재해 최대 140㎞ 밖에서도 적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고, 근접방어 무기체계를 갖춰 미사일 방어도 가능하다.

왕건함(DDH-978)은. 그래픽=신재민 기자

청해부대에는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에서 파견된 검문검색 대원도 포함됐다. 이들은 피랍 선원 및 재외국민 구출 등 특수작전에 투입되는 최정예 요원이다. 왕건함은 고속단정(RIB)과 링스 헬리콥터도 갖추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왕건함 병력 중 24%에 해당하는 72명이 과거 청해부대 파병 경력이 있다”며 “이들 중 상당수가 특전단 대원(UDT)을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승찬 연세대 겸임교수는 “완벽할 순 없지만, 해상 교통로 보호 임무에 필요한 최소 수준의 군사 능력은 충족한다”고 평가했다.

군 안팎에선 향후 파병 상황에 따라선 청해부대를 지원하기 위해 추가적 지원 병력이 증파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공군 수송기(C-130)와 공중급유기(KC-330) 등이다. C-130은 최근 10년간 8차례의 해외 재난 사례에서 실력을 발휘했다. 공군은 2018년 10월 사이판 태풍 재난 때 활주로가 파괴되고 관제탑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C-130으로 고립된 국민 799명을 대피시켰다. 지난해 1월 전력화된 KC-330도 재외국민 보호를 위해 투입 가능하다.

[출처: 중앙일보] 드론·어뢰·미사일…호르무즈 가는 왕건함의 3대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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